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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에서 만난 남동생에게 갑작스러운 고백을 받았고, 끈질긴 구애에 괴로워했지만, 결국 ‘좋아한다 말하지 못해 미안해’ 하며 관계를 정리했다.
- 주변 사람들은 남자들이 몰리는 특별한 시기라고 말하지만, 난 그 상황을 즐기기에는 너무 겁이 많았고, 철벽녀가 되었다.
- 결혼식 이후 밥을 몇 번 먹었다는 이유로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스스로를 죄인처럼 느끼며 관계를 정리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금.사.빠'와 '철벽녀'
여자는 일생에 두 번쯤 남자가 확 몰릴 때가 있다고 한다.
아마 내 첫 번째 시기는 이때가 아니었을까?
광화문 서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퇴근하던 지하철에서.
“저 이상한 사람 아닌데요”로 시작하는 작업을 많이 걸어왔고, 도망가듯 거절했다.
회사의 같은 부서 대리님, 옆 부서 어느 사원도 좋아한다 고백해왔다.
물론 사내연애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 정중히 거절했고, 그들은 모두 퇴사했다.
하루는 이전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친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초대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신부 대기실에서 인사하고 축의금을 전달하려 '가방순이' 친구를 찾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축의금 받아주는 분 따로 없어?”
“아, 그럼 번거롭지만 밖에 내 동생한테 맡겨줄래?”
봉투를 들고 두리번거리다 한 남자를 향해 물었다.
“혹시 신부 동생분이세요?”
“아.. 네.”
“이거 축의금인데 따로 챙겨뒀다 전달해 주시겠어요?”
그렇게 결혼식이 끝나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오늘 결혼식 와줘서 너무 고마워.”
“바로 신혼여행 가는 거 아니었어?”
“시간 좀 있어서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 돌리고 있었지.”
“축하하고 신혼여행 잘 다녀와.”
“음.. 근데…”
“왜? 뭐 할 말 있어?”
“아.. 내가 진짜 이런 얘기 안 하는데. 너 혹시 내 동생이랑 밥 한번 먹을래?”
“동생?”
“응, 아까 축의금 줬던 남자애 있잖아?”
“아… 그랬지.”
“아니 이 자식이 자꾸 너 한 번만 소개해 달라고 난리잖아. 진짜 부담 가지지 말고 밥 한번 먹어볼래?”
당황했지만 기분 나쁠 일이 아니라 웃으며 그러겠다 답했다.
누나에게 번호를 넘겨받은 남동생은 바로 연락했다. 다음날 밥이라도 먹고 싶다고.
그래서 약속을 잡았다.
그냥 평범한 이른 저녁 식사였다.
그는 긴장한 듯 다리를 달달 떨긴 했지만 그래도 나쁠 건 없었다.
처음 봤을 때 너무 이상형이라 실례인 줄 알면서도 누나에게 연락처를 졸랐다고
헛기침을 하며 수줍게 고백하는 그는 연하지만 꽤나 진지했다.
나이는 어려도 빨리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장난으로 대시하는 거 아니니 오해말라고.
이때만 해도 '결혼식 갔다 연하남에게 고백받은 썰' 풀 정도의 자존감 올라가는 해프닝이었는데.
“누나!! 뭐해?”
다음 날 밤에 술에 취해 그가 전화를 했다.
“아니.. 나 오늘 첫 출근했는데 회식했거든. 술 좀 마셨어.”
“그런 거 같네. 내일도 출근하려면 이제 들어가서 쉬어야지.”
“나 사람들한테 너 사진 보여주면서 여자친구라고 자랑했다?”
“뭐?”
“프로필 사진 보여주고 내 여친이라고 했더니 다들 예쁘다고 그러잖아. 괜찮지?”
오싹 소름이 돋았다.
“그건 좀 아닌 거 같아. 우리 밥 한번 먹었고. 기분 안 좋은데?”
미안하다. 실수했다. 안 그러겠다. 그런데 나 진짜 누나 사랑한다. 당장 결혼하라면 할 수 있다.
무한 반복하는 그를 어떻게 해야 진정시켜 전화를 끊게 할지 몰랐다.
우선 자고 다음날 다시 얘기하자고 어르고 달래 1시간 만에 전화를 끊었다.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했다.
거의 새벽이었지만 유럽에서 신혼여행 중인 그녀에게 다급히 메시지를 남겼다.
“미안한데 니 동생 좀 말려줘.”
“어우~ 미안해. 내가 진짜 이놈의 새끼 죽여버릴 거야.”
밥 먹고 차 마시고. 밥 먹고 차 마시고. 밥 먹고 차 마시고. 짧게는 세 번. 많으면 다섯 번.
특별히 한 게 없는데 남자들은 나에게 사랑의 감정을 호소했다.
손을 잡고 싶어 했고, 입맞춤을 원했다.
나만 보고 싶은 거냐고. 너는 왜 날 매일 보고 싶어 하지 않냐고. 때론 그들은 날 원망했다.
남자들은 어떻게 밥 몇 번 먹고, 사랑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끝은 스스로를 죄인으로 만들어 ‘좋아한다 말하지 못해 미안해’ 하며 종지부를 찍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니 이젠 내가 비정상인지 의심이 들었다.
“언니한테 도대체 무슨 미친 마력이 있어서 남자들이 하나같이 이 난리야?”
친한 동생이 혀를 차며 말했다. 아무래도 남자가 몰리는 때가 있다더니 딱 그때인 거 같다고.
하지만 그 상황을 즐기기엔 난 너무 겁이 많았고, 철옹성 같은 철벽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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