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짝은 있는가. 파란만장 로맨스 다이어리

<웰컴투 결혼정보회사> 진짜 결혼은 가능한가? [3]

  • 작성 언어: 한국어
  • 기준국가: 대한민국country-flag
  • 기타

작성: 2024-04-28

작성: 2024-04-28 16:27

친구들의 청첩장


모솔 연차가 쌓이는 거? 생각보다 쉽다.

열심히 일하다 가끔 소개팅 하고, 망하면 별별 온갖 취미 생활로 시간을 보낸다.

다이어트에 스타일도 바꾸고. 그렇게 1년에 두세 번만 허탕치면 생일 케이크 위 촛불 하나 느는 건 순간이다.


“얘들아, 나 날 잡았어.”


해가 바뀌기 전 12월 겨울이었다.

심지어 연애하는지도 몰랐던 친구가 대뜸 결혼 날짜를 잡았다고 선언했다.

너무 충격받아 오죽하면 혹시 임신했느냐고 물었을까.

만난 지 100일 만에 프러포즈 받았다고 했다.


“어? 나도 청첩장 나왔는데.”

“진짜? 나도 내년에 날 잡았어.”

29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친구들은 몇 개월간 텀을 두고 줄줄이 결혼했다.

이제 8명 중 솔로는 나를 포함 3명뿐.


나도 서른 정도면 결혼하겠지.

막연하지만 한치의 의심 없이 당연하게 생각했다.

남들 다 하는데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함. 초조. 압박.

하지만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조차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짚신도 짝이 있다던데. 나는 이 말이 너무 싫었다.

내 짝은 서울에 있긴 한 건지. 외국에 있는 건지. 태어나긴 했을까?

길을 걷다 지나가는 연인들을 보면 저런 사람들도 다 제 짝이 있는데 왜 내 짝은 없는 걸까 억울했다.


난 비혼 주의가 아니다. 멋지게 인생을 혼자 살고 싶은 욕망 따위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하다 결혼하고, 토끼 같은 아이들을 낳고 싶었다.

대학 가면 살 빠진다는 희대의 거짓말처럼 나이 들면 자연스레 결혼할 거라는 건 거짓이었다.

게다가 절친의 부케를 받을 수 없다니.

그 자리는 뒤를 이어 결혼식을 올릴 다른 친구의 몫이 되었다.


주변에 마흔을 넘긴 골드미스 언니들은 술만 마시면 외롭다고 눈물을 흘렸고

다음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을 보냈다. 어설픈 위로보단 서로 적당히 모른척했다.

결혼하는 친구들은 내게도 곧 좋은 사람 생길 거라 말했다.

청첩장 소식 4건을 한 번에 받았던 그 해 겨울밤, 나는 아주 많이 울었다.


언제까지 좌절할 순 없어. 내가 어디가 못나서? 아직 인연을 못 만난 것뿐이야.

적어도 주선자가 송구해하지 않아도 될 수준은 갖췄다 자부했다.

그래서 관심 없는 척하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소개를 부탁했다.

괜찮은 사람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고.

반응은 좋았다. 한 다리가 아니면 몇 다리 걸러서라도 소개팅을 주선해 주려 모두들 힘써줬다.




<웰컴투 결혼정보회사> 진짜 결혼은 가능한가? [3]

웰컴투 결혼정보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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