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컴투 결혼정보회사> 진짜 결혼은 가능한가? [4]
- 결혼식에서 만난 신부 동생의 적극적인 구애에 당황한 여성의 이야기로, 잦은 고백과 사랑 표현에 혼란스러워하며 철벽녀가 된 경험을 묘사합니다.
냄새에도 궁합이 있다
난 냄새를 잘 맡는다.
그런데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대화도 잘 통하고 관심사도 비슷한 괜찮은 남자를 소개받았다.
다행히 서로에게 호감 있고 크게 모날 것 없는 만남이었는데
“문제가 생겼어.”
“왜 무슨 일인데?”
“처음엔 몰랐는데 이 남자 입 냄새가 너무 많이 나.”
“양치를 자주 안 하시나?”
“그래서 껌을 줬어. 사탕도 줘보고. 근데 그때뿐이야.”
“아이고, 그게 입에서 나는 게 아니라 위장이 안 좋아서 냄새가 심한 사람도 있거든.”
“어떡하지?”
“많이 심해?”
“가까이 오면 숨을 못 쉬겠어.”
“그냥 지나가듯 가글 하는 거 선물해 보는 건 어때?”
단언컨대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써봤다. 하지만 그의 입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느 날, 같이 길을 걷던 그가 이상한 눈치를 챘는지 물어보길래 결국 실토했다.
그는 매우 당황하며 오히려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노력하겠다 말했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하지만 밥 먹고 화장실에서 양치질에 가글까지 했음에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민트 향을 뚫고 올라오는 그 깊은 냄새에 더 환장할 노릇이었다.
회사 점심시간에 얘길 털어놓았더니 선임이 한참을 웃으며 말했다.
“남녀 간에도 냄새 궁합 있는 거 몰라요?”
“냄새 궁합이요?”
“왜 사람마다 체취라는 게 있잖아요. 그게 서로 잘 맞으면 불쾌하지 않고, 안 맞으면 역하게 느껴요.”
애석하게도 난 입 냄새를 품어줄 정도로 그에게 빠지지 못했다.
공식적으론 호감이 커지지 않아서, 비공식적으론 그의 입 냄새 때문에 이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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