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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umis AI가 요약한 글
-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만난 세무사와의 100일 넘는 썸은 결국 그의 갑작스러운 연락 두절로 끝났다.
- 코로나 상황 속에서 데이트는 제한적이었고, 그의 미온적인 태도는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그는 내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고 연락을 끊었다.
- 코로나 시대의 만남이 가져온 혼란과 불안, 그리고 그의 무책임한 태도에 실망감을 느꼈다.
코로나
2020년 1월 20일. 한국에 코로나 바이러스 최초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때만 해도 나와는 먼 이야기라 여겼고, 설마 서울은 괜찮겠지 하며 뉴스를 주시했다.
이 시기에 세 번째로 만났던 분은 5살 연상의 세무사.
내 바람과는 다르게 평범한 회사원이 아닌 전문직 남성분이 계속 매칭되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서로 만족했다는 피드백을 남겼다.
기대감을 가지고 연락을 주고받으며 4번을 만났는데, 문제는 텀이 너무 길었다.
세무사가 1년 중 가장 바쁜 시즌에,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었고,
나도 회사에서 코로나에 대응하느라 업무가 바빴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설상가상으로 만나면 늘 똑같은 패턴.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문자로 소소한 하루 일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그래도 나름 밸런타인데이라고 작은 초콜릿도 챙겨주며 할 만한 표현은 다 했는데..
그 사람은 별다른 표현 없이 손 한번 잡지 않은 채 두 달 반이 지났다.
코로나는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을 바꿔놨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고, 손 소독제를 핸드크림 보다 더 자주 사용했다.
공연도 취소됐고, 꽃 축제도 취소됐다.
시간이 갈수록 그와 어떤 대화를 해도 “코로나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로 결론났다.
문득, 이 사람이 나를 그냥 밥 메이트로 여기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저도 당신이 좋으니까 만나죠.”라던가 “어머님이 우리 만나는 거 알고 있죠?” 하면서 주저하는 등
답답하게 굴면서 희망 고문을 하고 있었다.
매칭 팀장은 남자가 너무 시간 끄는 게 마음에 안 든다며 빨리 정리하라고 조언했다.
결국 4월 중순 어느 날,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우리는 대체 무슨 관계에요?”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들은 것처럼 당황했다. 나는 100시간을 만나고 물은 게 아닌데.
내가 엄청 좋아서 섣불리 대시하면 안될까 봐 조심하는 건 아니고
좋은 사람인 건 아는데 여러 가지로 본인이 주저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
그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을 줄 몰랐고, 이런 얘기 꺼내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야.. 아무리 그래도 누가 썸을 100일이나 타냐.
“우리가 비즈니스로 만나서 호감 느껴 만나는 것도 아니고, 정식으로 소개받아 만난 사이인데
100일 가까이 이러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뭘 그렇게 주저하냐니까 지금 당장 말하기는 힘들고, 생각을 정리해서 말해주겠다고 했다.
대답을 못 들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대화하다 보니 열받았다.
결론은?
그는 그날 이후로 연락이 두절됐다.
코로나를 탓해야 할지 불리하면 도망가는 남자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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