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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umis AI가 요약한 글
-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는 음담패설을 쏟아내는 등 저급한 행동을 보였고, 결국 룸카페에서 자리를 떠났다.
- 소개팅 상대방의 행동에 분노한 나는 매칭 팀장에게 사실을 알렸고, 팀장은 담당 매니저에게 항의하며 소개팅 상대방과의 연락을 차단하도록 했다.
- 이 일을 계기로 친구들은 나에게 '귀 씻어야 한다'며 놀렸고, 나는 이 황당한 소개팅 경험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해 30분 넘도록 다른 여자로 알고 이야기 나눴던 회사원.
나이는 40대 중반이 넘었지만 매일 달리기를 하며 심장이 튼튼하다고 강조하던 변호사.
자신이 담당하는 구역의 저소득층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회복지사.
비싼 밥 먹고 회사 법인카드를 긁고 생색내며 코로나 시국에 사우나를 즐기던 보험설계사.
월급루팡을 자랑스럽게 떠들며 내가 낸 세금을 아깝게 만들었던 공무원.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더니.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지 새삼 신기했다.
코로나 시국은 더욱 악화됐고, 평일 저녁에 만나려면 음료를 테이크아웃 해서 야외 산책을 하며
마셔야 할 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찾는 사람은 아니지만 남자분 담당께서 한 번만 시간을 내달라 요청한다는 소개가 들어왔다.
자상하고 정이 많고, 착한 성격.
담당 매니저 부언으로 '실물 아주 훈남 스타일의 멋진 분으로 심성도 착하시고,
결혼하면 아내와 자녀들에게 너무나 잘 하실 스타일의 좋은 남성'이라며 가볍게 한번 만나보라기에
수락했다.
약속 장소에 비슷하게 도착해 인사를 나누는데
아니.. 팀장님. 아주 훈남에 멋진 분이라면서요?
이러면 반칙이지.
나이스 가이는 커녕 배가 엄청 나온, 그냥 관리 안 한 40대 아저씨였다.
그래도 '외모에 가려진 무언가 있겠지' 생각하며 함께 카페에 들어갔다.
원래 이런 곳인가?
커튼을 치고 이용하는 룸카페 콘셉의 범상치 않은 곳에서 맞선이라니. 불길했다.
그래도 초반엔 "취미"라던가 "직장"에 대한 비교적 평범한 질문이 오갔다.
그런데..
“속궁합 따지는 편이세요?”
“… 네?”
나는 잘못 들은 건지 의심스러워서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아니, 다큐나 그런 거 보면 결혼 후에 부부생활이 줄어들고 섹스리스로 이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아… 네..”
“저는 속궁합이 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새X가 진짜 돌았나.
나는 누가 들을까 겁나서 커튼 밖 다른 테이블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모텔에서 데이트한다더라고요. 흐흐흐”
오, 신이시여.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남자친구랑 얼마큼 사귀었어요?"
“주로 뭘 했어요?”
“온라인 미팅이나 헌팅 포차나 이런 건 많이 해봤는데, 사실 정식으로 이렇게 소개팅은 처음이거든요.
저는 마르고 착하고 순수한 여자 소개시켜 달라고 했는데, 다른 사람 많이 만나봤어요?”
“카페에 폐쇄적인 룸이 좋아요, 아니면 탁 트인 장소가 좋아요?”
음란마귀가 씐 아가리 파이터는 끊임없이 음담패설 수준의 말을 쏟아냈고
얼굴에 물을 끼얹고 자리에서 일어서야 할지 고민하며, 초인적 인내심을 가지고 버티다가
겨우 자리를 파했다.
이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으면 분명 다른 여자들에게도 성희롱 발언을 하겠구나 싶었다.
“팀장님, 이 정도 담당 코멘트면 사기급이에요.”
매칭 팀장은 나의 길고 장황한 컴플레인 문자를 보고 경악했고
분노에 치를 떨며, 소개를 부탁한 담당 매니저를 소환해 욕을 하며 항의했다.
“그 남자 전화, 톡, 문자 지금 당장 다 차단하세요!
담당 매니저가 그런 얘기 할지 몰랐다고 너무 죄송하다고 싹싹 비네요.”
친구들도 이야길 듣더니 소리쳤다.
“야! 빨리 귀 씻어! 영조께서도 나쁜 소리 들을 때마다 귀 씻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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