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미래 계획하기

“야, 나는 자고 일어나면 결혼해 있었으면 좋겠어.”

카페 옆 테이블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4명이 모여 수다를 떠는데, 내용이 귀에 꽂혔다.

“맞아 맞아. 그냥 내일 눈뜨면 옆에 남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소개팅 나가는 것도 이제 지겨워. 꾸미고 나가는 것도 귀찮고.”

“준비하다가 약속 취소할까 고민하잖아.”

“맞아, 맞아”

몰래 귀 기울여 훔쳐듣던 나는 피식 웃었다. 다들 생각하는 게 비슷하구나 싶어서.

나와 전혀 상관없는 타인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게 신기했다.

망상이긴 하지만 나도 가끔 지금이 조선시대라면 차라리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면 고민할 필요 없이 집에서 정해준 혼사를 치르고 평범하게 살고 있을 테니까.

비록 예전 내 사주를 봐줬던 분이 “너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남장하고 칼차고 돌아다녔을 거야.

요즘 시대에 태어난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고 말하긴 했지만.

혼자 유채꽃도 보러 다니고, 벚꽃 구경도 다니며 일부러 몸을 많이 움직였다.

우울함이 내 온몸을 지배하는 걸 원치 않았다.

등산을 다니고, 온갖 둘레길을 찾아 걷기에 열중했다.

책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새로운 취미 만들기에도 심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 건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재테크를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알아봤다.

어떻게든 되겠지 방관하며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였다.

독립할 건지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살 건지. 1년에 한번은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겠다.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실버타운에 입주해서 살아야 할까?

나는 본격적으로 혼자 살 미래를 계획하기 시작했다.